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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선을보는누이에게

2007/10/20



전쟁을 위해선 백 명의 사내가 필요하지만
성주가 되는 데는 오직 한 명이면 충분한 법
선을 보는 누이야
나무처럼 심지 굳은 사내를 만나거라
바람이 불어도 피하질 않고
그늘 아래 쉴 곳을 만들어 주다
땔감으로 훌훌 옷을 벗어 주는 나무 같은 사내를
때론 우연으로 만나게 되리라
세상의 절반은 사내
가늠할 수 없는 농부의 침묵으로
길들이는 마부의 인내로
물풀이 흔들릴 때까지 기다리는 어부를 배워라
시장에서 이미 만들어진 물건을 고르듯
눈길 하나에 사로잡히지 말고
세상의 무거운 짐을 지고 갈 사내
돌아서는 사내의 등을 바라보거라
물고기 하나를 기르기 위해서
양식기술 외에도 경영이 필요한 것처럼
단 하루를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쁨이지만
혼자 놀 많은 시간을 위해선
튼튼한 가지같은 사랑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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