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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추석무렵

2007/06/15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날들에도
오뎅 국물처럼 뜨거운 가슴이 있다
그 가슴들이 불을 밝히는 보름이면
우리들은 하나 둘 고향으로 가는 차표를 사고
차표 한 장마다 얹힌 사연을 생각한다
그 생각 끝에는 종종 비밀의 창고를 열고
흉터처럼 가려운 비밀을 말하고 싶어진다
밤이면 알밤을 훔쳐내던 첫째 이야기부터
도둑맞은 가슴을 움켜쥐고 울던 막내 이야기까지...
한 뿌리에서 자라난 서로 다른 가지들이기에
생각하면 누구든 한 방울 눈물 아니 흘릴 수 있으랴
달떠 가슴 서늘한 날들이 오면
맨살로 부딪히며 살아가던 우리들은
하나 둘 두꺼운 갑옷으로 바꿔 입고 살아가지만
모른체 헛웃음을 지으며 견뎌내지만...아프지만 말아라
살다보면 너와 나 말하지 않아도
햇살이 놀다간 뜨락에 모여드는 낙옆처럼
뜨거워지는 가슴으로 보고 싶어지는 걸 어이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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