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외로움이란

gy1gy 2009. 5. 12. 13:03
2007/06/15




보름달이 떠오르면 생각난다
나 몰래 삶의 외로움을 가르쳐 주시던
아버지,
주렁주렁 딸린 식구들을 먹여살리려고
송곳이라도 꼽을 땅 몇 평인가에 땀방울을 쏟으시던 이름...
하지만 난 아버지의 외로움을 몰랐다
그 당시 난 세상과의 싸움에 바쁘고
아버지와 불화를 계속 이어갔기 때문이다
아침이슬처럼 아버지가 가신 한참 후에도
난 잘 몰랐다
아버지는 실은 내게 혁명을 가르쳐 주고 있었는데도...
돌아가신 아버지를 땅 속에 묻고 돌아선 후에야,
그분이 남기신 허연 손가락뼈를 다시 이장할 무렵에야,
난 조금은 알게되었다
그래서 고정희 시인은 말했나 보다
'외로움이란 옷을 벗는 일이다'
나를 위해 이제 모든 것을 벗어던진
아버지,
그립습니다 아버지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