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털고 돌아오는 새벽녘이면
어머니의 따스운 손길을 알았다
흐르는 눈물을 감추는 골목에선
어머니의 기다란 옷고름을 찾았다
실연의 아픔 속 쓰린 가슴 움켜쥐는 아침이면
부엌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기침소리를 들었다
입술 부르튼 증오의 시대에는
불가능했던 사랑을 어머니에게 배웠다
꿈꾸는 듯 들꽃 피어나는 가을 무렵
부르지 않아도 들리는 이름 어머니
난 알았다 이제서야
어머니의 젊음도 사랑도 희망도 기쁨도 눈물까지도.......
내가 가져가 버렸다는 걸
<어머니-3>
처음 울던 날부터
가슴으로 다가와
처음 웃던 날 부터
눈으로 알아보던 어머니
첫마디 말 배우며
영혼으로 다가와
첫 느낌 그대로
뺨 스치던 따스함인 어머니
서투른 세월도
인내로 참아내고
속상한 그리움도
무지 아껴하라 시던 어머니
그 이름 어머니
꿈 속 마지막 사랑마저 나누어주시는 어머니
아픔은 제게 주고
어머니 건강하셔요
<어머니-1>
꽃다운 열 일곱 살
싫다던 우리 집에 오셔서
나를 낳고 떠나시려 했던 어머니,
저 녀석
기어 다닐 때까지만
걸어 다닐 때까지만 참자 다짐하던
어머니
벌써 강산은 벌써 여덟 번이나 변했는데
하 모질기도 하여라
삼대 독자 손을 잇느라
딸 다섯에 아들 셋,
그냥 싫다던 아버지 먼저 가시고
서리 앉은 머리칼, 약한 몸에도
내가 늦게 들어오는 밤이면
자식 걱정에 잠 못 이루시니
그 이름 어머니
괴롭다 괴로워
세상의 짐을 다 지려하던 질풍노도의 시절
절망이 파도처럼 밀려오면
세상의 절망은 다 마셔 버리자고
밤을 낮 삼아
술독에 빠져있던 날에도
애야 애야
등 두들겨 주시며
해장국을 끓이시던 분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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