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비가 내리면 누이야 -1

gy1gy 2009. 5. 12. 13:14
2007/02/28



비가 내리면 누이야
창문을 열고 밖을 보아라
빗방울이 놀라지 않게 조심스레 열면
다가오는 세상은 그저 놀라움뿐이구나
나뭇가지들은 아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마주치는 손바닥마다 희망을 피워내는 빗방울
네가 나에게 다가오던 날들처럼
여름날의 신선한 추억처럼 살아나고 있구나
비가 내리면 누이야
가끔 가슴을 열고 빗방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아라
풀 향기처럼 유리창엔 빗방울이 흐르고
기쁨처럼 땅에 닿아 튀어 오르고 있구나
풀잎을 만나면 금새 초록향기를 보내다
들꽃을 따라가면 하얀 미소를 짓는 빗방울
처음 보았던 날의 네 얼굴처럼
맑고 환하게 주위를 비추는 기쁨이구나
비가 내리면 누이야
잊혀진 사람들의 이름을 떠올려 보아라
낯익은 이름들은 달려와 나뭇가지마다 숨은 빗방울을 찾아
이내 미끄럼 타는 빗방울과 함께 놀게 되리라
두툼하게 생긴 감잎에 볼을 부비다
가위손을 한 무화과 잎과도 손을 잡는 빗방울
기쁨이 커 흐르지 못하는 눈물방울처럼
비가 내리면 빗방울 같은 네 이름이 생각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