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그사랑의끝은어디인가...

gy1gy 2009. 5. 12. 13:26
2006/11/13



브라질로 이민간 누나는 울고 있었다.
잊어버릴 쯤이면 전화로 엄마를 찾는 누나였다.

초등학교를 다닐 적에는 내손을 잡아주고
자식의 선택에 늘상 탄식하던 아버지를 뒤로 하고
뿌연 최루탄이 날리던 거리로 달려가던 내가 돌아오는 밤이면
살며시 대문을 열어주던 누나.
그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 이내 가슴이 메어왔다.

전화를 받고 난 후 며칠동안 상심한 엄마는 앓아 누우셨다.

세상과의 싸움에 바쁜 나는 보고도 혹 못 본 채
열망처럼 찾아드는 음악에 밀려오는 내 감정들을 맡기고자 했었는데...
아직 치사량에 해당하는 흔들림이 없었는지
누나에 대한 그리움이 덜했는지
아무튼 난 엄마처럼 앓아 눕지않고도 이겨내곤 했다.

무엇이 우리들의 가슴을 이렇게 아프게 할까.
적당히 사랑하다 적당한 이유를 대고 헤어지는
지나간 쓸쓸한 사랑을 생각해 보았다.
깊어가는 사랑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말아
깊은 상처뿐인 사랑을 생각해 보았다.
가을이 다가올 수록 사랑은 깊어가는데
충돌하다 때론 공존하는 우리들의 사랑을 생각해 보았다.

사랑하지 않고도 이렇게 가슴 쓰린 날들에
나를 데리고 다니며 세상의 비밀을 하나 하나 알려주며
해가 저물무렵 작은 풀꽃들의 숨소리를 듣게 하고
푸드득 나는 새들의 날개짓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말이 별로 없던 엄마와 아빠가
얼마나 날 사랑하는지를 말해주던 그 누나는
오늘도 전화벨을 울리며 찾아온다.

우리 사랑의 끝은 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