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푸르른날

하얀거탑 2007/03/09 옛날에 꿈이 있었습니다. 푸르른 꿈이었지요 봄날이면 돋아나는 새싹같고, 갓 태어난 병아리의 노란 깃털의 떨림을 닮은 꿈... 더디 가달라는 내 의지와는 달리 하루 하루 시간이 지나고 그 꿈을 먹고 사는 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봄비가 땅을 밟듯 조심스레, 나는 그니가 꾸는 꿈을 바라보며 혹은 그니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유리창을 바라보며 그 푸르른 꿈들이 자라는 것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가졌습니다. 권력관계와 헤게모니를 혐오하던 그니는 도망치듯 그 도시를 떠나 먼 지방도시에 정착하였습니다 지연, 혈연, 학연이 지배하는 야만의 한국사회에서 용기를 내어 도전하는 그니를 나는 안타까워하며 한편으로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살았답니다 그니가 품은 푸른 꿈들이 고스란히 자라나기를 기도하면서 말입니.. 더보기
헛된약속 2007/03/12 어느 날은 꿈을 꾸었다 하얀 소금처럼 빛나던 달빛이 생각나던 그날 밤. 네가 슬픔을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면 너와 나를 가로막고 있던 그 울타리를 넘고 싶었다. 너의 손을 꼭 붙잡고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냥, 네 눈빛만을 바라보며 멀리 멀리 도망치고 싶었다 늦겨울 밤, 봄을 잉태하는 새싹들의 소곤거리는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y시를 도망치듯 출발하는 ktx를 타며 나는 또 후회하며 문자 매시지를 날렸다 가끔 이렇게도 속절없이 무너지는 가슴이 있노라고... 다만 봄볕에 취하여 매시지를 보내고 말았노라고... 하지만 앞으로는 문자 같은 건 보내지 않겠노라고, 지키지 못할 헛된 약속을 하고 말았다. 더보기